연을 쫓는 아이
"이세상에는 단 하나의 죄밖에 없다. 단 하나의 죄 말이다. 그것은 도둑질이다. 다른 죄들은 도둑질의 변형일 뿐이다. 알아듣겠니? 네가 어떤 남자를 죽이면 생명을 빼앗는 것이다. 너는 남편에 대한 아내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고, 아이들한테서는 아버지를 빼앗는 것이다. 네가 거짓말을 하면 너는 진실에 대한 누군가의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네가 누군가를 속이면 정당함에 대한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알겠니?" - 연을 쫓는 아이 중, 바바가
몇년 전에 인기가 있었던 책, 그래서 서점에가면 맨 앞자리에 전시되어 있던 책. 그렇지만난 별로 관심이 없었던 책이었다.
그런데 아빠가 언제 사셨는지, 책꽂이에 꽂혀 있었다. 유명한 책이었기에 나도 한번 읽어보자 하면서 책을 뽑았다.
이 책은 죄에 관한 소설이다. 죄를 무엇이라고 정의 할 수 있을까? 죄가 드러나면 그것이 죄일까? 드러나지 않으면 그것은 죄가 아닐까?
처음 시작할 때 느낌은 산뜻했다. 어린 두소년이 연줄을 날리며 뛰어 놀고, 신분에 관계없이 친구처럼 서로를 대하는 모습에 나의 어린시절을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 그렇게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길수록 멈출수 없게 되어 버렸다.
이책은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한 한 소년의 성장 소설이다. 주인공 아미르는 부자집에서 태어났고, 주인공과 친형제처럼 뛰어 놀면서 자란 하산은 가난한 하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런 신분차이속에서도 둘의 우정을 키워 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하산에게 일어난 한사건으로 인해서 둘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이 순간부터 내 심장도 같이 쿵쾅쿵쾅 뛰기시작했다.
일인칭의 시점에서 쓰여있는 소설 속에서 나는 아미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상황에서 아미르와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같이 슬프고 눈물이 났다. 가슴이 저이고 답답했으며 불안했다.
하산이 연을 주으러 가서 고통스러운 수모를 겪어야 했던 그 순간, 그것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이 도망칠 수 밖에 없었던 아미르... 나는 용기없는 아미르였다. 나는 아미르를 탓할 수 없었다. 내가 아미르와 너무 공감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라힘칸이 아미르를 보듯, 부모의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또한 그는 비록 아버지의 허물을 알게되었음에도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네들이 어릴때, 부모를 바라보며 그랬듯이, 어린시절 아미르도 바바를 볼때, 자신의 아버지가 어느 누구보다 강하며 선하며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우리가 자라면서 부모님의 부족한 점을 보게 되고 그것을 더 사랑하며 존경하게 되듯이 아미르도 바바를 그렇게 사랑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지금 이순간의 아프가니스탄은 어떻게 변해 있을 까. 전쟁으로 다치고 부모를 잃은 아이들, 아이들을 겁탈하는 어른들과 종교와 정치라는 이름 하에 고통당하는 사람들. 종교와 정치는 떨어질레야 떨어질 수 없다. 사람들의 마음안에 종교가 있고,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를 하기 때문이다. 이 모두가 사람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니 그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종교가 되고 정치가 되면 좋겠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는게 없었다. 그저 테러리스트, 미국과의 전쟁 그정도... 내가 상상한 아프가니스탄은 나라도, 사람이 사는 곳도 아닌 그저 전쟁의 공간, 테러리스트이 있는 곳, 정도였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아프가니스탄은 어린이, 가족들이 사는 곳임을 알게 되었다.
너무나 실감나게 묘사한 책때문에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빨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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