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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빼빼가족, 버스 몰고 세계여행 - 빼빼가족

by 규블리 2016. 1. 25.

빼빼가족, 버스 몰고 세계 여행 - 빼빼가족 


이 책은 어떤 인터넷 뉴스를 보고 접하게 되었는데, 글쓴이인 빼빼가족의 아버지가 기자와 인터뷰하는 내용이었다. 잘다니던 디자인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을 위해(?) 버스를 타고 시베리아를 지나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내용이었다. 이 여행을 위해 아파트도 팔고 작은 미니 버스를 사가지고 가족이 다함께 버스를 재구조화 시켜 5명 가족에게 완벽한 움직이는 집을 만든 것이다. 아마, 빼빼가족에게는 물질적인 것보다는 가족의 추억과 행복이라는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행을 너무나 좋아하고, 이제까지 읽어온 여행 책들은 대부분 혼자하는 여행 아니면 커플이 하는 여행이었지, 온 가족이 다함께 하는 여행(진짜 여행다운 여행을)하는 책인 것 만 같았다. 난 자녀도 많이 낳고 싶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도 많이 하고 싶은데, 그런 여행모델이 되는 책을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너무너무 기대하면서 한장 한장 넘긴 책이다.

책읽기 전에는 그래도 이사람들은 집도 팔고 돈도 좀 있으니 쉽고 편안한 캠퍼카 여행을 하겠지 라고 상상했다. 그렇지만 내 예상과 다르게 빼빼가족과 무탈이 버스로 하는 여행은 험난한 고생들로 가득찬 여행이었다. 한국형 미니 버스는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의 험난하고 정리되지 않은 도로를 가기에는 편안하지 않았고 춥고 좁았다. 

빼빼가족의 책은 자신들의 1년 넘는 이 여행을 멋스럽게 과장하지도 않았고 너무 힘들다고 불평만 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받은 타지에서의 도움에 감사하며 행복해 했고, 자연이 주는 행복에 감동을 받았으며, 계획하지 않은 만남과 장소들에 신나했다. 그리고 한 장애물을 넘을 때마다 가족간에 정은 더 깊어져 가고 믿음 또한 두터워져 갔다.  

과장되지 않았지만 즐거웠고 행복했던 일들, 고생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웃었던 날들을 덤덤하게 표현한 이 책이 너무 좋았다. 이게 바로 가족이야기 이며, 가족의 삶이 아닌가.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 딸과 두 아들들을 데리고 버스로 유라시아를 횡단을 결정하신 빼빼가족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정말 존경스럽다. 자녀들의 미래가 공부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멀리 펼쳐진 인생을 보며 더 큰 것을 알려주고자, 자신들 조차 '과연 해낼 수 있을까' 몇번이나 질문을 던졌던 일들을 실천해 낼 수 있었던 그 용기가 결단코 쉽지는 않았으리라. 

아버지는 책의 끝머리에, "아이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고 왔으니 대단해 졌겠지요?", "아이들이 1년간 외국 생활을 했으니 영어는 잘하겠지요?"라는 질문에 담담히 "그런 것 없습니다. 긴 시간 유라시아 대륙에서 그저 놀다 온 아이들입니다. 그 시간 동안 열심히 공부한 아이들 보다 사회에서 말하는 '스펙'이 더 좋아진다면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얻기 위해서 떠났던 여행이 아닙니다. 단지 가족과 함께 하고 싶어 떠났던 여행입니다." 라고 했다. 

아버지는 직장과 연결고리가 끊어졌고, 자녀들은 또래보다 공부 부분에서 많이 뒤쳐지게 되었겠지만 나는 확신한다. 빼빼가족은 1년 조금 넘는 이 시간을 통해서 사회에서 말하는 그 어떤 '스펙'보다 자녀들을 성공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법'과 '가족을 사랑하는 법'을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의 글쓴이가 글재주가 좋다거나 잘 구성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한가족의 힘들지만 행복했던 1년간의 여행을 함께 하면서 나도 꼭 자녀들과 이런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시베리아를 2달 동안 달릴 수 있을 런지는 모르겠다. 만약에 베링해협 해저 터널이 실제로 연결된다면 유라시아 여행이 아니라 전 세계 여행이 자동차로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 때 한번 나도 가족들이랑 세계일주를 하고 책을 써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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