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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삶

죽기위해 살아가는 것

by 규블리 2022. 10. 30.

오늘 아침 섬뜩한 뉴스를 접했다. 할로윈 대 참사. 이태원 한 장소에 사람이 몰려 15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 거기 있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딸이며, 아들이며, 친구이며, 지인이었을 것이다.
사람의 삶이라는게 정말 알수가 없다. 죽음이라는 두려움에 살짝 겁에 질렸다. 그리고 내 아이들을 바라본다. 너도 나도 우리 모두 내일 어떻게 될지 앞일을 모르는구나. 지금이순간이라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너를 사랑해 주어야 겠구나.
그러다가 집청소를 하며 이만큼 모인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를 본다. 빨래를 돌린다. 인간이란 뭘해도 지구를 다치게 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인걸까.
빨래를 할 때마다 섬유속에서 빠져나가는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로 내려간다. 아이에게 먹이는 일회용으로 소분된 음료종이박스도 결국 쓰레기가 되고. 내가 숨을 쉬고 밥을 먹으면 쓰레기가 되는 것을.
지구도 나도 같이 죽어간다.
그러다가 생각했다. 매일 같이 밥을 먹어도 또 먹어야 하는 것 처럼 우리는 또 매일 그렇게 살다가 죽을 것이다.
그러면서 요즘 나는 운동도 하지 않고 운동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 이런 변명을 하곤 했다. '어차피 죽을 건데 운동을 해서 뭐해.' 그런데 생각해보면 모두가 죽게 될 것이긴 하지만, 이왕 죽는다면 잘 죽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죽기 위해서는 순간순간 주어진 사랑을 나누어주고
눈앞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그 기쁨과 따스함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번 남편과 드라마 파칭코를 보면서 이런 대화를 했다.
우리 할머니도 저런 시대를 겪었을 텐데, 그리고 이 새로운 시대를 80이라는 나이로 살아가면서 겪고 있다.
길가다가 만나는 건강한 80세 할머니들은 딸이랑 비싼차를 백화점에 타고와서 쇼핑도 하고, 현대사회에 발전된 문물을 누리며 경험하고 놀라워하며 숨을 쉬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몸이 편찮으신 관계로 항상 집에 계시면서 요양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계신다. 물론 사회가 점점 부귀해짐에 따라 집도 훨씬 더 좋아지고, 화장실에서는 따뜻한물이 펄펄 나오며, 온돌방도 따스하게 돌아간다.

그러나 삶을 살아가는 것과 시간을 흘러 보내는 것은 다른 일이니까.
세상을 똑 바로 바라보고 사는 것과 흐리멍텅 가는데로 내버려 두는 것은 다른 것이니까.

이왕 살거면 잘 살아야지.
이왕 죽을거면 잘 죽어야지.
이 두말은 어쩌면 일맥상통하다.

나는 잘 죽기위해서 오늘 부터 만보를 걷기로 했다. 살이찌더니 밤마다 코를 골아서 내가 코고는 소리에 잠에서 깨기를 수번이다. 이러다간 잘 못죽을것 같아서 잘 죽기위해 운동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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