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어째떤지 간에 꽉막힌 실내에 들어가 있는걸 좋아했었다.
설탕 안들어간 커피는 왜 마시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창문 없는 집에 살아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든 돈과 관계 없이 그냥 하면서 시간이 흘러가면 행복해 질거라 막연하게 믿었다.
뭘 하나 꾸준하게 계속해 본적도 없고, 그렇게 간절하게 바라던 꿈도 없었다
친구들이랑 만나서 맛있는 거 사먹고 영화 보고 커피마시면서 또 떠들고 그렇게 있는 돈이라도 써서 시간을 보내면 재미난 주말을 보낼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더 자고 싶어서 눈을 뜨기 싫었다.
이제 서른 세살이 되고보니
날씨만 좋으면 밖에 나가서 햇빛을 받고 싶고
설탕을 빼고 커피를 마시며 (아직도 우유 없이는 못마시지만)
창문 없는 집은 가슴이 답답해 지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정해져 있으며
예를 들어서 아이들의 웃음 소리를 듣는다거나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캠핑을 한다거나
내가 좋아하는 일(좋아하는 책을 번역하거나 좋아하는 일에 대한 공부를 하거나)을 한가지씩 해 나간다거나
내 삶에서 가치가 있는 일들을 순간순간 꾸준하게 해 나갈 때에만 행복이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삶에서 가치를 느끼지 못해서 잠도 많이 자고, 드라마 중독자에 음식중독자였던 나에게
아직 두달이지만 드라마도 끊었고 (확실히 드라마가 나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알게 되었다), 음식도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고 난 이후로
정해진 시간에만 먹는 것을 잘 해내고 있다.
아침에 아이들의 소리에 눈을 뜨면 6시 30분이지만 이 아이들을 어떻게 사랑해 줄 까 생각하며 신나게 일어난다.(이따금은 피곤해서 자고 싶을 때도 있다만)
이상하게 들리지만
아니면 당연하게 들리겠지만
33살이 되어야 인생이 뭔지, 뭔가 행복한 것인지 조금 감이 잡힐 랑 말랑 한다.
내 인생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 행복해 질거라 생각하니 신나고 기대 된다.
날씨 좋은 날, 미세먼지 없는날, 루프탑 커피샵에서 제철 딸기 라떼를 마시며
기분이 좋은날
아이들도 없이 남편도 없이
홀로 앉아 주저리주저리
여유를 만끽하며
하루하루 흘러가는 내 행복한 날들을 되돌아 본다.
가슴 한 가득 행복을 안고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모레도 나는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이건 전염병 같아서 코로나 보다 더 강하게
내 주변 사람들도 홀라당 다 행복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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