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4일 부산 낙동강 하굿둑에서 자전거 국토종주를 시작하였다. 남편은 원래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주말마다 서너시간을 타시는 분이지만, 나는 둘째 출산이후 부은몸으로 3개월 필라테스를 다닌 것이 고작이었다. 원래는 걸어서 국토종주를 할 생각이었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가려고 하니, 매끼니를 먹일 걱정이 되어 자전거로 가기로 결정했다.
우리의 자전거국토종주는 누구나 자전거 국토종주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매일 90km를 달리는 것으로 시작했으나, 결론적으로 가능한 거리는 60km라는 현실을 직시했다.
1일째
자전거타기를 3일째
창녕합천보에서 만난 67세 70세 커플이 우리더러 멋지다고 하셨다. 그리고 '아이 때문에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은 핑계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구나'라는 말이 정말 힘이 되었다.
또 다른 아주머니는 피넛버터잴리 센드위치를 주셨다. 그래서 미국에서 오셨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미군부대에서 커서 이런거 먹고 자라서 커서도 이런것만 먹는다고 하셨다. 오렌지도 주시고. 아이들이랑 같이 다니니 이것저것 많은 질문과 음식들을 나누어주신다. 그래서 멈출 때마다 재밌다.
어떤 분들은 애들 추운데 괜찮냐고 많이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3일째
남지수변공원에서 야영을 하고 일어나 초코링과 씨리얼을 먹고 시작된 첫번째 관문은
안개실고개와 영아지고개였다. 국토종주 준비하면서 찾아본 정보 중에 가장 힘든 2개의 관문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박진고개, 그리고 이화령고개라고 했다.
안개실고개와 영아지고개를 넘으면서 거의 자전거를 끌어다 싶이 기어서 올라갔는데, 여기 올라가는게 이렇게 힘들면, 나중에 박진고개랑 이화령고개는 어림도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지도를 잘못봐서, 나는 영아지고개가 박진고개인줄 착각하고 남편에게 "여기가 박진고개래! 이게 제일힘든거면 꽤 할만하겠어."라고 서로 안도하며 달렸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영아지고개를 넘어가서 조금 가다보니 진짜 박진고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박진고개벽에다가 글을 적어놓은것을 읽으면서 자전거를 질질 끌고 올라오는데, 제일 재미난것은 욕이 적혀있는것이었다.ㅗㅓ쇼ㅝㅏㅓㅗㅠㅏ허라 러ㅗㅓㅗㄹtㅇㄹㅎg로호러롶추
신기하게 사람이 힘이 들때는 남이 욕해주는 소리가 그렇게 속이 후련해지는 것 같다.
고개를 3개를 넘어서도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그래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 법이지. 삶도 그런거지. 어려울때가 있어야 쉬울때를 감사할 수 있다.'라는 깨달음도 얻었다.
최악의 3일고비를 지나고 달려서 아무것도 없는 농지를 쉼없이 달려 오후 2시가 되어서야 식당들을 볼수 있었다. 여기가 맛집이 모인곳인거 같은데, 다들 너무 장사가 잘되어서 음식이 다팔려서 문을 일찍 닫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때 마침 문이 열여 있던 삼거리 식당에 들어가게 되었고, 불고기정식 3인분을 시켰다. 우리가 먹은 불고기 정식3인분을 마지막으로 삼거리 식당도 문을 일찍 닫으셨다. 배대기를 단단히 채우고 옆 슈퍼마켓에서 빵3개와 붕어빵 9개를 사들고 다시 달렸다.
오늘 잠잘 곳은 텐트가 아니라 모텔이다!! 얏호.
보통같으면 4시 30분 쯤 부터 야영할 마땅한 곳을 물색했겠지만, 월요일에 비가 온다는 소식에 모텔에서 묵기로 했고, 2시간을 더 달렸다.
지옥의 안개실고개, 영아지고개, 박진고개를 넘어서고 달리는데, 또다른 지옥기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무심사. 여기는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시간도 늦었고, 끌고 올라가기에는 밤이되어도 숙소에 도착할 수 없을 거 같았다,
그래서 우회해서 마을길로 돌아서 달성군에 도착하고, 자전거길이 내리막 오르막 내리막 오르막이 반복되는데 이미 불난대로 불난 허벅지를 제대로 불태울 수 있었다.
이거 모텔인데 너무 좋다. 온돌방도 있고, 거기다가 세탁기까지 써도 된다고 하셨다.( 세제는 제공되지 않았다.)
전자레인지에 커피머신까지 구비되어있고, 욕실도 크고 욕조도 대형이라 온가족이 다 같이 따뜻하게 목욕을 하고 3일만에 목욕재계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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