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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알게된 것 남편이 아침 아이를 봐주고 나 혼자 30분 걷는 시간을 가졌다. 나 혼자 있고 싶은데 길에는 계속 사람들이 나온다. 걷는 사람 일하러 사람 학교 가는 사람 나와 마찬가지로 이사람들은 나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을 것이다. 그러고는 사람없는 길로 갔다. 거기에도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내 뒤를 걷는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마음이 불편하다. 내가 아떻게 걷는지 걸음걸이가 신경쓰인다. 똑바로 걸어야 하나 팔짱끼고 걸어야 하나 내가 팔자걸음인가? 다른 사람이 보기에 가장 편안한 모습인양 걸어본다. 내 마음은 여전히 불편하다. 타인이 한명이라도 다가오면 다른 사람이 보기에 가장 편한 모습을 선택한다. 한 순간도 얻고 보호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순간이 없다. 2022. 5. 6.
나이들어가면서 변화하는 것들 날씨가 어째떤지 간에 꽉막힌 실내에 들어가 있는걸 좋아했었다. 설탕 안들어간 커피는 왜 마시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창문 없는 집에 살아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든 돈과 관계 없이 그냥 하면서 시간이 흘러가면 행복해 질거라 막연하게 믿었다. 뭘 하나 꾸준하게 계속해 본적도 없고, 그렇게 간절하게 바라던 꿈도 없었다 친구들이랑 만나서 맛있는 거 사먹고 영화 보고 커피마시면서 또 떠들고 그렇게 있는 돈이라도 써서 시간을 보내면 재미난 주말을 보낼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더 자고 싶어서 눈을 뜨기 싫었다. 이제 서른 세살이 되고보니 날씨만 좋으면 밖에 나가서 햇빛을 받고 싶고 설탕을 빼고 커피를 마시며 (아직도 우유 없이는 못마시지만) 창문 없는 집은 가슴이 답답해 지고 나를 행복하게 만.. 2022. 4. 3.
드라마에 중독되는 이유 끊임없이 재미있는 드라마가 생산되고 있는 가운데, 그 것에 중독되어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드라마가 가짜이기 때문이다. 진짜 우리네 인생은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들이 계속되지만, 드라마는 우리에게 12회짜리, 그러니까 12시간의 가장 신나고 재미있었던 인생의 순간들을 모아놓은데 이유가 있겠다. 가장 젊고 아름답던 우리네의 순간들, 가장 열열히 누군가를 사랑했던 순간들, 가장 열정적으로 세상을 위해 싸웠던 순간들, 가장 가슴뛰게 나의 인생을 살았던 순간들. 그 순간들을 모아 놓았으니 우리는 드라마에 열광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러한 순간들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우리는 반복적이고 지루하다고 여겨지는 순간 순간들을 살아내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순간들이 없다면, 그렇게 쌓아올려놓은 한블럭 한블럭의 인생.. 2022.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