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준이(둘째)가 태어난지 60일째. 오전 11시가 되면 어김없이 낮잠을 자야 하는 너인데, 항상 내가 팔배게를 해주어야 잠이 들었다. 둘째가 잠이 들고 나서야 진정이를 재울수가 있는데, 어느날은 재우다가 선준이가 깨면 다시 재우고 진정이를 재우다가 또 깨면 다시 재우기를 반복하다가 진정이가 지쳐서 잠이 들 때도 있었다.
오늘도 선준이가 찡찡대서 안아주고 짐볼에 앉아있었는데, 불쌍한 마음에 아이패드를 줄까 하다가 '아니, 아이는 혼자 놀수 있어. 아이패드를 주는것은 아이를 망치는거야'(그러면서 또 간간히 하게 해주면서..) 라고 생각하며 안주고 선준이를 재우고 있는데, 진정이가 이리저리 노래 부르며 돌아다니다가 스티커를 가지고 혼자 놀다가, 책을 가지고 와서 읽어 달라고 하길래 3권을 읽어주고, 다시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가 창문언저리에 누워서 하늘을 보고 있더니 다시 일어서서 침실로 들어가 누워있다가 혼자 잠이들었다.
그 광경이 어찌나 후련하고 신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를 재워주지 못한 죄책감도 밀려들었다. 이제 23개월인데, 낮잠을 혼자 잘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이 자기가 선택한게 아니라 동생이 태어나고 나니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일이라는 것. 물론 23개월에 무엇을 선택할 수 있겠느냐마는.
미안하기도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렇다.
아이를 많이 낳고 싶은데 나는 다섯남매중에 셋째로 태어나서 행복했고 좋았다. 사랑은 한계가 없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함께 해줄 수 있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기때문에 내가 충분히 필요한 만큼의 시간을 보내고있는가 하는 죄책감도 든다.
하지만 죄책감에 얽매여서 잘못되고 있다고 느끼기보다 주어진 시간, 내가 함께할 수 있는 그 순간에 휴대폰을 보거나 하는데 시간을 쏟지 않고 아이의 눈을 보고 같이 웃는데 더 집중해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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