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낮에는 패딩입고도 추워서 덜덜 하지만 30분 걷는데 무리가 없는 날씨 그런데 밤이 되니까 너무 추워서 지하철을 탈수 밖에 없었다.
나의 남편은 외국인이다. 미국사람인데 5년간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이사온지 1년이다.
5년간 모든 일들을 남편이 처리했다. 그린카드 신청, 서큐리티 넘버신청, 텍스, 뭐든지..
그러다보니 난 한국에 와서 1년동안 내가 해야만 한다는 압박이 있었고, 남편은 외국인이라 할 수 없다라고 은연중에 믿고 있었나보다.
그래서 남편이 무엇인가 나에게 질문을 하면 나는 내가 해야만하는 것으로 받아드려졌고 어느 순간부터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한번은 남편과 동생들이랑 영화를 보러가기위해 택시를 잡으려고 하는데, 남동생이 늦게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이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서 기사님께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요청하면 안되? 냐고 물었고 나는 그말에 짜증이 나서 '한국 기사들은 그런거 안해!' 라고 딱 밀어 붙였다.
어제는 집에서 곰팡이가 발견되었는데, 지난 번 처럼 살균세정제를 뿌리고 닦고 말렸는다.(지난겨우울에도 발견되었으니까.)
다른 방에 벽지가 들려 있는 곳이 의심스러웠지만 덮어둔채 1년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남편이 그 들린 벽지를 열어 보았더니 검은 곰팡이들이 온 벽을 감싸고 있었던 것이다.
그걸 보는 순간 스트레스가 확 밀려올라오기 시작했고 하루종일 남편에게 짜증을 냈다. 곰팡이를 만든것은 남편이 아닌데도 남편이 하는 말에 웃을수가 없었고 화가 났고. 나를 조절하기 위해 남편에게 '사랑하는거 알지?'를 몇번을 말하면서도 그 화를 내려놓을 수 없었다.
그 저변에 깔린 나의 마음을 열어보니
'또 내가 해야 하는 일이구나.'
'내가 아니면 아무도 무엇인가 하려고 들지 않겠지.'
'왜 맨날 내가 이런 귀찮은 일을 해야 하지?'
'남편은 외국인이라 이런 일을 할 수 없잖아!'
라는 것들로 가득차 있어 남편이 무슨말을 해도 화가 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남편과 대화를 차분하게 하기 시작했다.
새미야. 내가 한국에서 모든 일들을 내가 처리하는데 괜찮은 척하고 있었어. 그래서 새미한테 화가 났고 그렇게 화를 내는 동안에 나는 사랑, 관계, 연결됨, 친밀감, 존경,미소 이라는 감정을 잃어버리고 있었어.. 새미를 사랑하는 존재로 있을게.
라고 했더니 남편이 약간 눈물을 글썽이면서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나는 당연히 너가 한국에서 어려운 일들을 해야 한다 합리화하고 한국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일을 해결하는것에 두려움이 없는 척했어. 사실 나는 두려워.
그말에 너무 감동받았고 모든 오해들이 풀렸다.
우린 원래 사이가 좋은데 더 좋아질 사이가 있구나를 매일매일 느끼며 감동받는다.
우리남편은 역시 최고다.
결혼하면 관계는 정립이 되고 끝나는 것이다. 혹은 5년 살았으니 다 아는 것이지 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내가 결혼생활에서 느끼는 것은 1년과 3년이 다르고 3년과 5년이 다르고 5년과 8년이 다르다는 것이다. (난 8년째다)
우리는 우리를 서로에게 표현하지않으면 우리속을 상대에게 보여줄 방법이 없다.
우리의 마음은 보이지 않으니까.
내마음을 온전히 상대에게 보여주는 것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순간 반복되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삶이 되었을때 부부가 일심동체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름에 절인 도너츠 (0) | 2018.01.19 |
---|---|
벤쯔와 요구르트 대결 (0) | 2018.01.12 |
실패는 또 다른 성공이다. (0) | 2018.01.02 |
인정받기 위한 것이 아님을, 칭찬받기 위한 것이 아님을.. (0) | 2018.01.01 |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라는것 (0) | 2017.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