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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육아

자녀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by 규블리 2021. 9. 2.

당신에게 과거의 당신을 만날 기회가 주어졌다면, 그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자녀를 교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의 경험을 나누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4살의 자신을 만난다면 무엇을 해주고 싶은가?
8살의 자신을 만난다면 무엇을 말할 것인가?
15살의 자신을 만난다면 무엇을 말해주고 싶은가?

6살이 되는 해였다.
내가 6살이 되고 나서 남동생이 태어났다
내 부모님은 우리집은 4명의 딸이 이미 있었고, 내 부모님은 나에게 남자이름을 지어주었다.
셋째는 남자가 태어나리라고 확신하고 있었던것 같다. 그 당시 성별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기에.
나는 6살이 될 때 까지, 아들처럼 키워 졌다. 넷째가 다행이 딸이었기 때문에 아마 6살 까지는 부모님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듯 하다.
나자신도 내가 아들인것처럼 강인하게 성장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남동생이 태어나던 그날
처음으로, 죽고싶다는 생각을 했던거 같다
아마 내 가치가 더이상 없겠다 라고 믿었던거 같다
우리집에 아들이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그 순간 집밖을 뛰어 나갔다. 집에서 10분 거리에 버려진 우물이 있었는데
거기로 뛰어내릴 까 생각을 잠시 했다.
그리고 엉엉 울었다.
6살이 뭘 알길래

나는 내가 6살의 당시 나를 만난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너는 있는 그대로 특별하고 소중하고 귀한 존재란다.
나는 너를 매우 매우 사랑한단다.

초등학교 4학년때, 나는 달리기를 잘하고 싶었다. 내가 인생 처음으로 무엇인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한 날이었다.
그래서 육상부에 들어갔다. 그리고 훈련을 받았고, 열심히 했다.
훈련받는 것도 좋았고, 훈련할 때 마다 주는 우유와 팥빵이 맛있었다.
그러다가 코치가 나를 투포환 선수로 지명을 했고, 나는 투포환을 던지는 연습을 해야 했다
나는 달리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을 그 때 알게 되었다.
이유는 내가 다른 아이들보다 키가 크고 덩치가 있기 때문에, 무거운것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연습을 게을리 하기 시작했다. 투포환을 하는 것은 부끄러웠고, 마치 내가 또래보다 덩치가 크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역시나 나의 실력은 늘지 않았고, 결국 육상부를 그만 두게 되었다.

만약 내가 초등학교 4학년의 자신을 만나게 된다면, 뭐라고 해줄 수 있을 까?
이규야. 하고 싶지 않으면 안해도 되. 그만 두어도 되. 그리고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지 않아도 너가 원하는 것을 하면되
잘 달리고 싶으면 꼭 육상부가 아니어도 되니까 혼자 뛰면 되. 그리고 우유와 팥빵이 맛있다면, 거기있어도 되.
열심히 안해도 되.

초등학교 6학년때였다. 불현듯 나의 삶의 의미를 찾았다.
많은 책을 읽었고, 인간관계에 대해서 고민했다.
그리고 하나님을 찾았다.
그리고 기도를 했다. 내가 왜 살아야 하느냐
하나님은 있는가
있다면 보여달라. 나는 왜 살아야할 가치가 있는가
그리고 죽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산위에 올라가서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해가 질 때까지 엉엉 울면서 기도했다
하지만, 아무런 답이 없었다. 하늘은 아직 내가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지 아무런 답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나는 죽겠다는 선탤을 하지 않았다.

그 무렵 아빠랑 운전하면서 가다가 질문을 한적이 있었다.
아빠 사람은 왜 살아야 해요?
라는 질문을 했는데, 아빠가 버럭 화를 냈다.
그것 부모한테 할소리가 아니야!
그리고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내가 6학년때 나를 만나면 이렇게 말해 줄것이다
그렇지.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수 있지
왜 살아야하는지, 하나님은 있는지 질문하는 것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질문이야.
아직 답을 찾지 못할 수 있어. 그런데 계속 천천히 너의 속도로 살다보면
가슴 뛰고 벅차고 눈물이 날 정도록 감동적으로 너가 왜 살아야 하는지
하나님이 있는지 그 답이 마음으로 느끼게 될꺼야
하나님은 너를 사랑하시니까 분명히 너한테 답해 주실거야
그 답을 알기 위해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되.

중학교 3학년 마지막 3개월을 남기고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갔다.
나는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고, 외로워 하고 있었다.
친구를 한명 사귀었는데, 이미 다른 아이들로 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친구였다,
그래서 그 아이를 따돌리던 친구들이 단지 그 아이를 따돌리기 위해 나를 자신들의 그룹에 끼워 주었다,
나는 그 그룹에 끼어있는 것이 불편했다.
무슨 옷을 입는지, 누구랑 사귀는지, 남자친구랑 어디까지 갔는지, 1부터 10까지 나에게는 불편한 이야기였다.
소풍을 갔는데, 그 그룹의 3명모두 같은 스타일의 자켓을 입고 있었다.
우리집은 가난해서 그런 비싼 자켓을 살 수 없었다.
그때 기억때문인지 지금도 자켓모자에 털달린 옷을 산다. 되도록이면 털이 풍성한 것으로........
그 따돌림당하던 친구는 혼자가 되었다. 나는 꾸역꾸역 그 그룹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왕따랑 지내는 것 보다 꾸역꾸역이라도 잘나가는 친구가 많이 있어 보이는 편을 선택했던것 같다.
그리고 그 3개월은 지옥같았다.

내가 중학교 3학년의 나를 다시 만난다면
무슨 선택을 해도 괜찮아.
그런데 내가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함께 있을 때, 너 자신으로 있는 그대로 있을 수 있는 친구를 선택하겠어.
사람들이 어떻게 너를 바라보는지 보다는 너가 매 순간 가장 행복하고 마음이 평화로운 상태가 제일 중요한거 같아.
함께 있을 때 너가 있는 그대로의 너로 있는게 제일 중요해.

다른 누군가보다 내 삶이 매우 다이나믹하거나, 고생을 진탕한다거나 복잡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누구의 삶도 삶이고, 누구에 삶에서도 무엇인가 배울 것이 있다.
나는 나의 아이를 키울 때, 나의 이야기를 많이 할 것이다.
내가 어린시절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 나에게 누구도 해주지 않았던 말을 내 아이에게 해줄 것이다.
내가 했던 경험들을 토대로 내아이는 조금 더 행복한 선택들을 할 수 있게
그리고 많이 안아주고 많이 들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겠다.

사랑해 진정아 선준아